오순절과 성령강림

(행 2:1-13)

오순절에는 4가지 의미가 있다.

1) 맥추감사절 : 유대인들은 여름 보리를 거둔 후 첫 곡식을 드리며 맥추감사절을 지켰다. 그런데 맥추감사절은 유월절이 지난 50일째 날이라 해서 오순절이라고도 불렀다.

2) 십계명 돌비를 받은 날 : 유대인들이 출애굽 해서 시내광야에 도착한 때가 출애굽한 지 50일째였다. 그날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이 적힌 돌비를 받았다.

3) 성령이 강림하신 날 :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제자들에게 성령이 강림하셨다.

4) 교회 탄생일 : 성령강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주로 시인하고 고백하며 모여서 예배하기 시작했다. 그 모임 공동체를 교회라고 불렀다. 오늘날의 교회가 공식적으로 탄생하게 된 날이 바로 오순절 날이다.

오순절 성령강림 후에 제자들 각자에게 일어난 현상은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4절)한 것이다. 여기서 ‘다른 언어’란 ‘당시 통용되고 있었던 외국어’를 뜻한다.

본문의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바벨탑 사건과 연결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 태초에는 인간들에게 한 언어를 주셨다. 그래서 소통에 불편함과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들에게 한 언어를 주신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기보다 그분이 싫어하고 미워하는 생각을 품고 그것을 실행하는 일에 언어를 도구로 삼았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을 지면에서 흩으셨다.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의 사건은 참으로 우리에게 소망을 던져주는 내용이다. 인간들의 교만과 죄악으로 발생했던 언어들의 ‘혼잡’과 ‘분리’에 ‘소통’과 ‘일치’를 가져다줌으로써, 하나님의 저주가 성령으로 인해 극적으로 역전되고 회복되는 상황을 암시한다. 그리고 바벨탑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언어를 사용했지만,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서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복음 전도의 도구로서 언어를 사용했다.